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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이 낭비의 공간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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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인중개사 시험 준비한다고 초창기에는 도서관을 다녔습니다. 직장 생활할 때 출퇴근하는 식으로 한달 반 다녔는데요. 

     

    거기서 썩고 있는 애들 보면 정말 안타깝더라고요. 

     

    연령대는 의외로 다양합니다. 노인들도 많아요. 노인이라고 해서 무슨 설렁설렁하는 것이 아니라 원서에 공학용 계산기에 이름도 알 수 없는 차트 같은 것 펴놓고 그야말로 빡세게 열공들하십니다. 

     

    그런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나 공무원시험이며 그 주체는 20대입니다. 

     

    사실 하급 공무원의 소양이랄 것이 딱히 있나요. 사실 대부분의 일이 그런데 하면서 배우는 거고요. 들어가서 써먹기 위한 것이 아니라 들어가기 위한 공부임은 부정할 수가 없습니다. 

     

    취업이 어려워지고 취업을 하더라도 고용안정성이 떨어지니 예전에는 젊은 놈이 할 일이 없어서 동사무소일을 하냐던 그 일에 사람이 몰리고 몰려서 9급 되기 어려워 진거잖아요. 

     

    오로지 경쟁을 위한 시험이 되는 거죠. 써먹을 일도 없고 써먹더라도 그 써먹는 것 훨씬 이상의 것들을 우격다짐으로 머리에 집어 넣습니다. 경쟁이니까요. 

     

    저는 뭐 나이가 있으니 인생이 크게 즐거울 일도 없는데 도서관에 자리 깔고 앉아 있는 젊은이들은 한창 놀기 좋은 나이입니다. 

     

    어떤 친구 보면 완전 모델이에요. 좀 꾸미고 나가면 여자들이 줄을 서겠어요. 이런 친구들은 모텔에서 그걸하고 있어야 순리입니다. 

     

    만날 제 옆자리에 앉아 있던 아가씨는 목캔디 혼자 먹는 것이 미안한지 제 어깨 톡톡치고 하나씩 건내줬거든요. 얼굴도 예쁜데 마음씨도 고와요. 

     

    모델 친구랑 목캔디 아가씨랑 손잡고 맛집 댕기고 영화도 보고 모텔가서 손만 잡고 자고... 그게 젊음이거든요. 

     

    같이 밥먹으면서 저 모델 한번 만나봐요하면 연애나 그런 것은 엄두조차 못내요. 공부하기 빡세서 그런 것도 있지만 본인이 무자격자라고 생각합니다. 시험에 붙기 이전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인간이라는 의식이 전제적으로 깔려 있습니다. 

     

    신장 171cm에 고운 얼굴의 23살 아가씨가 공인중개사 시험준비하는 아저씨랑 밥먹는 것이 그래서 가능한 일. 

     

    시험을 위해서가 아니면 공부할 필요도 없고 배워도 곧 휘발할 지식들을 넣기 위해서 그 싱그러운 젊음들이 도서관 형광등 아래에서 썩고 있는데요. 

     

    이게 제가 다닌 도서관만 그렇겠습니까. 전국의 도서관들에서, 방구석에서 이런 식의 젊음의 낭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걸 사회적으로 국가적으로 보면 그 총량이 엄청날 겁니다. 

     

    생각해 보면 이 낭비가 인터넷상에서 분노로 표출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죽는 소리하는 것을 극혐하는데요. 짧게나마 도서관에서 썩으면서 느낀 바가 있습니다. 

     

    저기서 한 일년 썩으면 사람이 빡이 돌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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