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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직 신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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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근무했고 3년차 옮긴 팀에서 12년 근무했습니다. 

연차 사용계획 제출 의무화 전에는 단 하루도 휴가를 못쓴해도 몇번 있었습니다. 

연차는 할당량만큼 채워써도 보상없는 여름휴가는 다 써본적이 별로 없습니다. 

PC Off 도입 전에는 주말 하루는 거의 출근했고요, 치루 수술하고도 3일만에 출근해서 일했습니다. 

업무때문에 형사 고발만 3번 당하고 소소한 민원이나 민사소송은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이렇게 하는데도 소속팀의 인당 생산성이 낮다라는 이유로 평가를 계속 평균 이하로 받았고 후배들이 차장 다는 것을 부러워 할 뿐이었습니다. 

4년전부터 이렇게 평가하실꺼면 차라리 다른 부서로 옮겨 달라고 꾸준히 요청드렸지만 번번이 때가 안되었다는 이유로 묵살 당했습니다. 

올해 승진을 하려면 평가가 너무 부족해서 재작년부터 읍소했고 중간 평가 점수를 잘 받았지만 최종에서 깎였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서 올해도 기대했지만 이번에는 형평성이라는 이유로 또 최종에서 깎였고 결국 승진을 못했습니다. 그와중에 차장을 달았던 후배는 팀장을 달았구요. 

객관적으로 일을 못해서 평가가 나쁜 거라면 다른 부서로 발령을 차라리 내주던지,,, 잡아두고 이게 뭔 일인지. 

인사팀에서는 제가 평가자들을 술먹고 때린 적이 있었냐고 반문할 정도 입니다. 그래도 없이 사는게 죄인지라 내년을 기대하며 버텨보려는데, 제 위로 차장이 한 분 오신다고 합니다. 그래도 선배고 나이도 좀 있으신걸로 위안하려고 했는데, 부서 업무와 전혀 상관없는 업무를 하시던 분이라 모시기 만만치 않다고 생각했는데,,,

저와 같은 학번 동기에 동갑이고 입사는 6개월 선배라고 합니다. 조만간 부서장이 공석이 될 예정인데 부서장 시키려고 모셔오는가 봅니다. 

저 알아서 나가라는 말 맞죠. 무능하고 쓸모없으니 나가라는 말 맞죠. 전체 부서원 10명중 5명이 이번에 빠지게되었습니다. 제가 남을 사람중에는 유일한 남직원이고 유일한 일반직 과장이라 군말없이 업무를 받고, 팀장이 할 몫까지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돌아오는 건 허망함뿐이네요. 

오늘도 바보처럼 10시까지 애들데리고 야근하고 틈틈이 희망퇴직 서류를 썼습니다. 스캔해서 인사팀에 송부하고 원본은 제 아래 선임에게 맡겼습니다. 내일 출근 안하면 제출해 달라고,,,

정말 미친 사람처럼 일했고, 위에서 시키는 일 한번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아래 애들에게 12년동안 큰 소리 한번 안냈습니다. 과장 승진 떨어지고 휴가 5일 올려두고는 민원인 만나러 나갔고, 4일째 조용히 출근했습니다.

업무때문에 밤을 새더라도 주말내내 출근 하더라도 업무 빵구 안나게 일했고, 유관부서에서는 저만 찾도록 모든일을 도맡아 했습니다. 그런데 돌아온건 유능한 윗분을 모시는 일이 될 모양입니다. 

더 이상 있으면 제가 절 평생 원망할 것 같아서 희망퇴직을 제출했습니다. 아무 대책없이요. 인사팀에서도 제 사정을 아는지라 면담 잘 해보라고 했는데, 뻔한 대답 듣기 싫어서 던지고 왔습니다. 

더없이 착한 와이프는 잘 했다고 해주네요. 믿는다고 처자식 굶길 사람아닌거 안다고,,,

내일이 되면 흔들릴까봐 인사팀에서는 이야기 잘 해보고 내일까지만 제출하면 된다고 했는데. 이미 신청기간이 끝난걸 사정해서 제출받아주신다고 했는데, 오늘 던지고 왔습니다. 

덜컥 겁이 나네요. 처음 가보는 길이라, 능력도 없는 제가 어떻게 헤쳐갈지 막막하네요. 나이도 이제 마흔중반인데,,,

잘 헤쳐나갈 수 있다고 좀 해주세요. 더 좋은 일을 할 수도 있고 사람대우도 받을 수 있을꺼라고,,,

던지고 오길 잘했네요, 벌써 후회가 되는게

괜히 5명이 빠진게 아닙니다. 이제 여섯이네요. 꼭 성공해서 보란듯이 잘 사는 모습보여줄 겁니다.  

 

(펌)

 

모든 가장분들 힘내세요.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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