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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오랜만에 울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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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출근해서 커피 한 잔 타서 자리에 앉았는데

엄마가 카톡을 보냈어요.

 

'**이한테 전화 했는데 안받아..'

 

뭔소린가 했어요. 간 지 6개월 된 애가 무슨 전화를 받아,하다가 문득 동생 번호로 전화를 했는데.. 없는 번호라고 나오더군요.

 

지난 주말 같이 동생에게 갔다 오고 난 뒤인지.. 제부가 동생 번호를 정리했나봐요. 

 

그동안 엄마랑 저, 서로 속상할까봐 말은 안했지만,

엄마는 간혹 받지도 않는 전화를 하고

저는 읽지도 않는 카톡을 보내고 있었네요.

 

당연히 정리해야 하고, 그게 맞는 건데..

'아침부터 애한테 왜 전화는 하고 그래요~'하고 웃으며 전화를 끊고는

갑자기 확 울음이 터져서 입술을 꽉 깨물고 어깨를 들썩이며 잠시 울었어요.

일의 특성상 험한 말을 자주 들어 다 큰 어른들이 우는 일이 그렇게 없는 일은 아닌데.. 첫 업무를 시작하기도 전에 울고 있으니 상사가 놀라와서 어깨를 쓸어주며 무슨 일이냐고 걱정하더라구요. 

그래서 이만저만한 일이 있어서.. 당연한 일인데 갑자기 너무 막막해져서 참을 수가 없었다고 놀라게 해서 미안하다고 그랬죠.

6개월이나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한번도 우리 앞에서 울지도 않고 잘 지내는 척 하는 게 더 보기 안쓰러웠다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지난다고 토닥거려주시더군요.

 

화장하다가 울어서.. 세수하고 다시 화장하고 책상 투명 깔개 밑에 잔뜩 넣어둔 동생 얼굴 엄마 얼굴 보다가 또 울고..

 

그래도 오랜만에 울고 나니까 좀 나아진 것 같아요. 원래도 잘 지냈어요. 누구라도 믿어주세요.

 

동생이 쓰던 번호를 누군가 다시 쓰기 전까지, 카톡은 보낼 수 있겠지만.. 어느 날 보낸 카톡에 누군가 '누구세요?'하고 보낸 답장을 받는 걸 상상하면 심장이 확 멈추는 것 같네요.

 

다들 같이 곁에서 오래 살아요, 우리.

아무도 이런 일은 안 겪었으면 좋겠어요.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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