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이 애니메이션에 끼친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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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957년, 이스라엘의 왕 솔로몬은 예루살렘 성전을 짓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에게 이 성전의 방향으로 기도를 하라고 합니다. (구약성서 열왕기상 8장 38절)
이후 유대인들은 자신이 어디에 있든 예루살렘의 방향으로 기도를 드리게 됩니다.
모든 무슬림에게 카바 신전이 있는 메카를 향해 기도를 하라고 말합니다. (쿠란 알바카라 144, 149,150)
이렇게 '메카를 향해 기도를 드리는 방향'을 아랍어로 '방향'을 뜻하는 '키블라'(qibla, قِبْلَة)라고 부르게 됩니다.
이슬람교는 주변으로 전파되어 북아프리카의 리비아에 까지 이릅니다.
그런데 리비아 사람들은 사하라 사막에서 지중해로 부는 열풍(시로코. Sirocco)을
메카가 있는 남쪽, 즉 '키블라'에서 온다는 뜻으로 '키블리'(قبلي)라고 불렀습니다.
이후 또 오랜 시간이 지난 20세기 초, 리비아는 이탈리아의 식민지가 되었습니다.
이탈리아는 제 2차 세계대전 직전인 1937년 에 'Caproni Ca.309'라는 전투기를 만들어 전쟁 기간에 사용하데 되는데,
이 전투기를 리비아 사막의 열풍 '키블리'의 이름을 따서 '기블리(Ghibli)'라고 불렀습니다.
그 때 일본에서는 한 비행기 공장장의 어린 아들이 이 전투기를 접하고 크게 매료되었습니다.
그는 청년이 되어 반전주의자가 되었지만, 나중에 차린 회사에도 낯선 이탈리아 전투기의 이름을 달게 됩니다.
그 회사는 바로,
일본 애니메이션의 상징이자 '원령공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수많은 애니메이션 대작을 만든 '스튜디오 지브리(Studio Ghibli)'입니다.
지브리의 창립자인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탈리아어 발음을 몰랐기 때문에 '기블리'가 아닌 '지브리'로 표기했고, 이는 현재까지 바뀌지 않고 이어지게 됩니다.
정리하자면 메카를 가리키는 방향인 '키블라'가 사하라 사막의 열풍을 뜻하는 '키블리'가 되었고, 이 것이 다시 이탈리아 비행기 이름 '기블리'가 되었다가, 이탈리아어 발음을 몰랐던 일본의 한 애니메이터에 의해 '지브리'가 된 것입니다.
이처럼 '지브리'라는 간단한 이름에는 유대교와 이슬람교의 전통, 이슬람교의 확장과 사하라 사막의 기후, 유럽열강의 아프리카 지배와 제2차세계대전, 전투기와 일본의 반전주의라는 기나긴 역사의 흐름이 담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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