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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동문학가의 빙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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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중략) …

얼음 맛은 아이스크림보다도, 밀크셰이크보다도 써억써억 갈아주는 ‘빙수’에 있다. 찬 기운이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얼음덩이를 물 젖은 행주에 싸쥐는 것만 봐도 냉수에 두 발을 담그는 것처럼 시원하지만, 써억써억 소리를 내면서 눈발 같은 얼음이 흩어져 내리는 것을 보기만 해도 이마의 땀쯤은 금방 사라진다.

눈부시게 하얀 얼음 위에 유리처럼 맑고 붉은 딸깃물이 국물을 지울 것처럼 젖어있는 놈을 언제까지나 들여다보고만 있어도 시원할 것 같은데, 그 새빨간 것을 한술 떠서 혀 위에 살짝 올려놓아 보라. 달콤하고 찬 전기가 혀끝을 통해 금세 등덜미로 쪼르르르 달음질해 퍼져가는 것을 눈으로 보는 것처럼 분명히 알 것이다. 빙수에 바나나 물이나 오렌지 물을 처먹는 이도 있지만, 얼음 맛을 정말 고맙게 해주는 것은 역시 새빨간 딸깃물이다.

사랑하는 이의 보드라운 혀끝 맛 같은 맛을 얼음에 채운 맛! 옳다! 그 맛이다. 그냥 전신이 녹아 아스러지는 것처럼 상긋하고도 보드랍고 달콤한 맛이니, 어리광부리는 아기처럼 딸기라는 얼음물에 혀끝을 가만히 담그고 두 눈을 스르르 감는 사람이야말로 참말 빙수 맛을 향락할 줄 아는 사람이다.

… (중략) …

경성(京城) 안에서 조선 사람의 빙숫집치고 제일 잘 갈아주는 집은 내가 아는 범위에서는 종로 광충교 옆에 있는 환대상점이라는 조그만 빙수 점이다. 얼음을 곱게 갈고 딸깃물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도 분명히 이 집이 제일이다. 안국동 네거리 문신당 서점 위층에 있는 집도 딸깃물을 아끼지 않지만, 그 집은 얼음이 곱게 갈리지 않는다. 별궁 모퉁이의 백진당 위층도 좌석이 깨끗하긴 하나 얼음이 곱기로는 이 집을 따르지 못한다.

얼음은 갈아서 꼭꼭 뭉쳐도 안 된다. 얼음 발이 굵어서 싸라기를 혀에 대는 것 같아서는 더구나 못 쓴다. 겨울에 함빡 같이 쏟아지는 눈발을 혓바닥 위에 받는 것처럼 고와야 한다. 길거리에서 파는 솜사탕 같아야 한다.

뚝 ─ 떠서 혀 위에 놓으면 아무것도 놓이는 것 없이 서늘한 기운만, 달콤한 맛만 혀 속으로 스며들어서 전기 통하듯이 가슴으로 배로 등덜미로 팍 퍼져가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원한 맛이 목덜미를 식히는 머리 뒤통수로 올라가야 하는 것이다. 그러는 동안 옷을 적시던 땀이 소문 없이 사라지는 것이다.

─ 방정환, <빙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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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히 난 빙수가 너무 좋아

빙수 맛집 리뷰 써야겠당



1929년 8월 《별건곤》이라는 잡지에 실린 글입니다. 방정환 선생님은 빙수를 참 좋아하셨군요! 땡길 때는 하루에 열 그릇도 드셨다네요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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