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를 보고 걸어야 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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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바쁜 시절이라 등포 계속 눈팅만 하고 있었지만 인근 산에 오르는 일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3주 연속 일요일마다 남편과 팔공산 등산에도 성공했지요. (흐뭇~)
오늘은 대망의 4주차, 5시 알람이 울리기에
'남편님~ 산에 가야지~~~'
'으음~ 오늘도 바람이 많이 불 텐데(어제 대구에 엄청나게 바람이 불었었지요)'
'그래, 그렇겠지, 당신 쉬고 싶구나. 오늘은 쉴까'
말 끝나자마자 남편은 다시 꿈동산으로 떠나시고
미세먼지 띠가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가 어딥니까. 팔공산 주능선과 저 멀리 가야산까지 잘 보이네요.
(야속한 남편님~ 오늘같은 날 동봉에 올랐어야 하는데 ㅠ)
제가 산에 올라오는 이유 중 하나는 이렇게 산에서 마시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이 미치도록 좋아서이기도 하답니다.
어떤 예쁜 카페보다도 여기 이 자리에서 마시는 커피 맛이 최고~
살살 내려오면서 안지랑체육공원에 단 한 그루 있는 동백나무가 떠올라서 가봤더니 역시나 꽃이 활짝 폈네요.
이걸 보는 것만으로도 앞산에 온 보람이 느껴집니다.
그렇지만, 키 큰 꽃들은 지고 있지만 매서운 추위를 견뎌낸 또다른 예쁜이들이 피어나고 있네요.
이제는 정말 산에서 아래를 보며 걸어야 할 때가 되었지요.
사실 제 인생도 요즘 이런 듯해요.
한참을 위만 올려다보며 살았는데
나이가 들어가니 이제는 조금씩 아래를 볼 줄도 알게 된 거 같아요.
아래에도 이렇게 예쁜 아이들이 피어나고 있음을 알게 되었네요.
차례대로 괴불주머니, 현호색, 산딸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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